2004/11/16 (01:30) from 65.82.123.80' of 65.82.123.80' Article Number : 3
Delete Modify 송승우 Access : 2964 , Lines : 17
말의 매직
미국 유학을 하던 98년 여름이었습니다.  
혼자서 하는 타국생활이 지치고 외로워져 무언가 변화를 가지고 싶어지기 시작해진 나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문득 잠에서 깨어나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개를 한 마리 키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판 벼룩시장이라는 신문을 뒤적이다 마침 코리라는 개를 판다는 사람과 연락해 찾아갔습니다.  한 6개월 정도 된 그런 대로 꽤 큰 개였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승용차 뒷자리에 태워서 집으로 오는 도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길이 꼬부랑길이었고 그 동안의 정든 백인 주인을 떠나 머리 새까만 동양인과 한 차를 타고 오느라 아마도 개가 긴장을 했는지 차 뒷자리에 흥건하게 토해놓은걸 집에 도착해서야 알았습니다.  비위가 가뜩이나 약한 나는 개를 집에 내려놓고 세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그 동네에서 제일 크고 친절한 세차장이었습니다.  멕시코 계의 직원에게 내부 세차를 해달라고 하자 시트에 있는 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자초지정을 이야기했더니 그는 화를 버럭 내며 자기네가 개가 토해놓은걸 세차하는 사람이냐고 따지듯 나를 대했습니다.  돈이고 뭐고 필요 없으니 다른데 가보라고 했습니다.  어이도 없고 화도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 동네에서 두 번째로 큰 세차장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거기도 저렇게 화를 내면 어쩌지  그냥 내가 할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그들이 한국음식을 잘 모를 터이니 한국음식을 실수로 쏟은 거라고 해보기로 했습니다.

차가 도착하자 원래 멕시코계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역시 비슷하게 생긴 직원이 나왔습니다.  아니 좀 더 무섭게 생긴 사람이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선수를 치기로 했습니다.  

" 한국 사람들이 가끔씩 해먹는 토종 음식을 친구에게 얻어 가지고 오다가 다 쏟았어요.  얼마나 맛있는 건데  그게 만들기도 되게 어려운데  근데 얼마죠?  금방 되죠? "

난 다그치듯이 바쁘다면서 말을 해나갔습니다.
그 직원은 당연히 해 주겠다고 하며 자기들이 일이 밀렸으니 조금 시간이 걸리겠다며 오히려 친절하게 10% 할인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작은 거짓말을 했음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긴 했지만 그 순간 나는 분명 말의 매직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쓰는 말로 "아" 하고 "어" 하고 다르다는 말의 효과를 체험한 것입니다.  평소에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상대방이 조금만 더 듣기 좋게 한다면 그건 분명히 내게 향기로운 이익으로다가 올 것입니다.  여러분도 생활에서 이런 말의 매직을 한번 실험해 보세요.   Do 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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